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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역할 여기까지 확장된다”…돌봄통합 시대 약물관리의 중심으로 떠오른 약사

관리자
2026-03-15
조회수 322


이달 말 돌봄통합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지역사회 약사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약물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지만, 제도 속에서 약사가 담당해야 할 구체적인 역할은 아직 명확하게 자리 잡지 못한 상태다.

이 가운데 경기도 부천에서 진행된 사례는 돌봄통합 체계 속에서 약사가 어떤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 비교적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복약지도나 약 정리에 그치지 않고, 약물 문제를 계기로 다양한 보건·복지 직능을 연결하는 역할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 현장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부천에서는 약사가 환자의 약물 상태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발견하면 이를 의견서 형태로 작성해 의료진과 복지팀, 요양서비스, 치과 등 여러 분야에 전달하는 구조가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약사는 약물관리 전문가이자 다학제 팀을 연결하는 조정자로 기능하고 있다.

경기도약사회 관계자는 돌봄통합 환경에서 약사의 역할은 단순히 약을 관리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약물을 줄이거나 조정하기 위해 어떤 직종이 함께 개입해야 하는지까지 연결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라는 것이다.

부천 사례의 특징은 약사의 의견이 실제 서비스 변화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약사가 작성한 의견서는 의료진뿐 아니라 복지 부서와 주거 지원팀, 요양 서비스팀 등으로 전달되며 환자에게 필요한 조치가 실제로 실행되는 방식이다.

단순히 환자의 약이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약물 문제를 출발점으로 환자의 생활환경과 건강 상태를 함께 분석하고 필요한 지원 체계를 움직이는 구조가 마련된 것이다.

실제로 부천에서는 정기적인 사례회의가 운영되고 있다. 신규 대상자와 기존 대상자의 상태 변화를 공유하고, 약사와 의료진이 작성한 의견서가 이후 처방이나 서비스 조정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회의는 형식적인 보고가 아니라 실제 사례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장에서 소개된 한 사례는 돌봄통합에서 약사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은둔형 외톨이로 분류돼 정신과 약물이 처방되던 환자가 있었지만, 약사가 직접 현장을 확인한 결과 문제의 핵심은 정신질환이 아니라 기본적인 생활 기반 붕괴였다.

집에는 필수 생활용품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식사와 위생 관리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약사는 약물 감량 필요성을 의견서로 제시했고 이를 계기로 요양보호사 파견과 생활지원, 치과 진료 연계 등이 함께 추진됐다.

이 사례는 약사가 약물 문제를 가장 먼저 발견하는 역할을 하지만, 실제 해결 과정은 복지와 요양,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직능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약사는 그 과정의 출발점이자 조정 역할을 수행하는 위치에 있다는 설명이다.

부천 모델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다학제 협력 구조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의사와 한의사, 보건소, 복지팀, 약사 등 여러 직종 간 오랜 협력 경험과 신뢰가 쌓이면서 팀 기반 구조가 자리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약사 내부의 협력 문화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참여 약사들은 온라인 메신저 등을 통해 사례를 공유하며 서로의 경험을 검토하고 실무 역량을 함께 높여왔다. 이러한 과정이 팀워크 형성과 표준화된 서비스 구축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돌봄통합 제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약사들의 역할을 표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약사마다 다른 방식으로 의견서를 작성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면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고 정책 효과를 설명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약물관리 의견서 양식이나 데이터 기록 방식 등을 표준화하고 교육을 통해 약사의 실무 역량을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교육 과정에서는 AI를 활용한 약물 분석과 의견서 작성 실습도 포함되며 실무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다른 지역에서 돌봄통합 모델을 적용할 때 가장 큰 과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다학제 협력 구조의 부족이다. 전문가들은 의사와 간호사, 복지 담당자, 요양 서비스팀, 약사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향후 방문진료센터나 재택의료센터가 확대될 경우 지역 단위에서 약물관리 역할을 담당할 약국의 중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환자를 관리하는 주치의가 있더라도 약물 검토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지역 약국이 없다면 의료 서비스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돌봄통합 시대에 지역 약국이 단순 조제 기관을 넘어 건강관리 거점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약물관리 역량을 갖춘 약국 네트워크 구축과 지자체 중심의 협력 체계 마련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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