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초 공급 예정이었던 주요 의약품의 품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약국과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필수 의약품의 공급이 3월까지 지연될 예정이어서 의약계의 혼란이 예상된다.

최근 제일약품은 '크라비트정 250mg, 500mg'이 완제품 생산 지연으로 인해 일시 품절됐으며, 3월 첫째 주부터 재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약국에서 대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의 한 약사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품절되면 환자들이 대체약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특히 독감·감기 유행이 겹치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일약품의 또 다른 항생제 ‘아지로맥스정’도 위탁 제조사의 생산 지연으로 인해 일시 품절 상태이며, 역시 3월 초 재공급될 예정이다.

잇따른 품절 사태…불법 거래까지 등장

항우울제, 아세트아미노펜, 호흡기 질환 치료제 등 주요 의약품도 연이어 품절되면서 약국과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체 약품이 없는 경우 환자들은 기존에 복용하던 약을 찾아 온라인에서 불법 거래를 시도하는 사례까지 늘고 있다.

서울의 또 다른 약사는 “요즘은 품절된 약이 더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유행성 질환으로 인한 일시적 품절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외 제품까지 줄줄이 공급이 끊기면서 매일 재고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반복되는 의약품 공급난이 약국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품절된 의약품을 구하지 못한 환자들이 개인 간 거래를 시도하는 등 불법적인 행태가 늘어나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도 의약품 품절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의료 당국과 제약업계가 협력해 생산·유통 시스템을 개선하고, 장기적인 수급 안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